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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ation

신진작가선정전<Gradation> Gallery VIV, Seoul, Korea (2025.07.21.-07.26.)

<Gradation ; 시간을 조각하다.>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매 순간 그 흐름 속에 존재하고 변화한다. 이 작업은 그 보이지 않는 시간을 시각화하고, 공간 안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작업으로, 관람자에게 시간과 존재, 시간과 성숙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작업을 통해 미니멀리즘 작가들이 언급했던 ‘시간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하였는데, 우리가 체험한 시간은 단순히 과거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하여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시간이라는 축을 따라 분리되고, 변형된 존재로 나타낸다. 이러한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나이테의 형상과 색의 점층적 변화를 이용하여 성숙의 과정을 보여준다. 나이테는 나무가 시간에 따라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남기는 흔적이며, 이는 인간의 내면과 삶의 궤적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에 시간과 성숙을 시각화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작업의 중심 요소인 ‘병’의 형상은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인간의 신체와 내면을 상징하는 용기(그릇)로 표현된다. 병은 비어 있음으로써 채워질 수 있고, 형태를 가짐으로써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작업은 조형 작업과 나무 패널 작업을 통해 따듯한 재료의 물성적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이 재료들은 작가의 손을 통해 형상화되며, 인간의 삶과 밀접한 감각을 자극하는 매체로써 기능한다. 관람자는 색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며, 공간을 ‘경험하는’ 행위 그 자체가 하나의 시간의 흐름으로 연결됨을 느낀다. 이처럼 물리적 이동, 시각적 접촉, 심리적 사유가 결합된 복합적 감각 경험은 작품의 본질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이 작업은 시간과 공간, 경험과 사유의 교차점을 구성하는 예술적 장치로 구성된다. 작가의 손끝에서 비롯된 조각 행위는 단순한 제작의 행위가 아닌, 자신의 시간을 재구성하고 그것을 타자와 공유하려는 행위이다. 이 행위가 완성되는 시점은 관람자가 공간을 걸으며, 작품의 의미를 자신의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다.

 

결국, 이 작업은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관람자가 그 흐름 속에 있는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장치로 만들어진다. 정체와 발전, 후퇴와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는 인생의 다양한 국면들이 공간에 스며들며, 그 모든 과정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작품이 설치되는 공간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층위를 따라 ‘나’를 탐색하는 철학적 공간, 사유의 미로, 감각의 시간성 실험실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존재하게 했던 수많은 시간들과 마주한 관람자는 현재의 소중함과 존재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나’만의 시간. 그 시간을 예술이라는 언어로 포착하고, 공간 속에 펼쳐 보임으로써 이 작업은 진정한 ‘시간의 예술’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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