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nct
9th Solo Exhibition
<Instinct>
스토킹 보복살인,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살인,수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음에도 끝나지 않는 전쟁 등 끊이지 않는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서사람의 마음, 사람의 본성,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던지게 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은 생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파생물들이 연합하여 중성화가 되기도 교체되기도 한다. 생의 본능은 죽음의 본능을 방해하며 삶을 재생산하기도 하지만 인간답게 살고자 했던 열망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결정을 가볍게 내린 인간들이 뉴스에서 사라지지 않는 시대… 과연 인간의 본능은 무엇이기에 삶을 지탱하기도하고 해하기도 하는지, 겉모습을 둘러싼 껍질을 벗겨내고 그 시커먼 내부로 들어가고 싶었다.
인간을 나타내고자 한 ‘병’ 형태 하나하나의 개체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하였다. 도시 속의 바삐 지나다니는 자동차, 건물 .. 인간의 가장 바깥의 껍데기들!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본능을 가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순간의 풍경으로 보이는 작은 정사각형들은 여러 개가 모이면 대형 조형물이 되는데, 순간들과 나뉘어진 방 하나하나가 모여 사회를 이루는 우리의 살아가는 풍경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숨은 인간’은 성경 속에서 ‘죄’를 깨달은 최초의 인간의 행동으로 기록되어 있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죄’와 관계가 깊지만, 부끄러움이 바로 ‘죄’의 깨달음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숨어 다니는 인간들을 표현해 보았다.
때로는 나도 작품 속에 숨는다. 이 작업은 내 밑바닥의 욕망과 본능을 살피는 과정이기도 하다. 절망하지는 않는다. 비명을 지르는 순간을 떠올려 본다. 나 개인이 살고자 하는 삶의 본능이 비명을 불러일으킬까? 그렇지 않다. 도리어 나를 지키는 것보다 남에게 위험 신호를 알리는 것에 가까운 비명지르기.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개체가 위험한 순간에조차 개체보다 더 여럿의 타인을 구하는 쪽으로 움직이게 설계되어 있기도 하다. 때로는 나도 작품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작업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사이렌을 울려 다같이 살자고 소리치려고.
Story
선악과 사건은 아담과 이브에게 눈의 변화를 통해 수치심이 생긴 시작점이다. 하지만 이는 육체적 변화보다 내면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수치심과 양심, 죄의 개념은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성경 속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수치심을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은 '내면 변화의 시작은 어디서 오는 가' 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